햇살 담는 보자기
밑줄긋기
한지톡톡권영애
2011. 3. 24. 15:37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이 중요하듯이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만남이 책과의 만남입니다.
낯선도시를 여행하면서 기념사진을 찍는것처럼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내 마음에 감동을 주고, 영혼을 울리는 글에 빨간색 볼펜이나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 놓는다. 때로는 별표을 하고, 때로는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한다. 매월보는 월간지을 읽을때도 좋은글이 있으면 밑줄을 긋어 놓는다.
밑줄을 그어 놓으면 그 책과 밑줄은 살아있는 사람처럼 두고두고 말을 해준다고 합니다. 한 권의 책 속에 수많은 밑줄들이 모여있는 장소를 처음에는 노트에 옮겨 두었지만, 지금은 컴퓨터 안 블로그나 카페에 옮겨놓고 가끔씩 들여다본다. 나만의 보물창고이다.
보물창고에 있는 좋은글들이 때로는 파트너에게, 지인에게 휴대폰 문자 메세지 보낼 때 활용하기도 하고, 다이어리에 옮겨져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성인이 되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나" 라는 인간을 조금씩 조금씩 성장시킨것도 밑줄긋기의 글들이 보탬을 주었다.
오늘 밑줄긋기 글은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마르케스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기억하기 위해서 그은 밑줄들이 "나"라는 인간 혹은 내 삶의 모든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긋기을 한 글들을 노트나 컴퓨터에 옯겨 적으며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과 포만감을 느낀다. 특히 이런글을 읽으면서 감탄하며 아름답고 고귀한 일처럼 느껴지며 뿌듯한 마음을 가진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책읽고 밑줄긋기 대회"가 10회 진행되었다는것도 알았다. 참가해 보고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충주 "깊은산속옹달샘 도서관"에 진열되어 있는 밑줄긋은 그 책들을 하루종일 읽어보는것을 꿈꾸고 있다.
내가 쓴 책이 아니지만 밑줄을 긋은 책은 나만의 책이 된다.
내가 모아놓은 좋은글을 문장으로 엮어 책을 두권 만든적이 있다. 좋은생각에서 진행하는 "나만의 맞춤책 자작나무"에서 책을 만들면서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했다. 몇 번씩 오타를 확인하고 다른사람에게 오타 확인을 부탁하면서 책이 완성되어 나왔는데 또 오타가 발견되더라는 것이었다.
평균 일만원 조금넘는 돈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 전부를 살 수 있고, 멋진 상상을 하면서 책 속의 멋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책읽기에 늘 감사할 뿐이다.
"나의 꿈 나의인생" 목록중에 밑줄긋은 글들로 책을 만들어 항상 가방속에 갖고 다니며 읽어볼 수 있게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인생길!!
좋은책에서 뽑은 좋은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행복하게 해주는 마음의 비타민이다.
오늘도 마음의 비타민을 충분히 흡수하는 하루!
밑줄긋은 글들이 듬뿍 쌓이는 하루! 되시고
꽃샘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고 마음의 여유로움을 가져보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