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산책길

고독을 위한 의자

한지톡톡권영애 2018. 4. 24. 07:37

고독을 위한 의자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 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 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