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톡톡권영애 2019. 2. 12. 11:17

홍 시

 

       허 은화

 

사랑도 익으면

저리 되는가

 

사랑도 익으면

저리고운 빛깔

품을 수 있게 되는가

 

저리 말랑말랑하게

스스로를 익힌다는 건

결코 달콤함으로만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해와 달의 세월과

아픔과 상처마저도

온 가슴으로 품어 내어야만

 

비로소 저리 될수 있다는 걸

저리 고운 빛 품을 수 있다는 걸

 

가지 끝 환하게

홍시가 붉다.

 

2011년 9월호 월간문학에 실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