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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담는 보자기

"라벤더의 연인들"

한지톡톡권영애 2008. 7. 20. 12:53

'잔잔하던 그녀들의 일상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인상적인 영화 카피와 함께

미로 스페이스 사이트에서 발견하자마자 마음이 끌리며 몹시 궁금했던 영화,

'라벤더의 연인들(Ladies in Lavender)을 보았다.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오래도록 음미하고 난 뒤와 같이

잔잔한 감동과 흐뭇함이 있는 이 영화는,

영국의 어느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있던 노년의 두 자매가

어느 날 갑자기 바닷물에 휩쓸려 떠내려 온 한 청년을 발견하고 집에 데려와 간호하면서 일어나는

그들 생활의 변화와 감정의 떨림을 섬세하면서도 공감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두 자매 역에 영국의 실력파 배우들인 매기 스미스와 주디 덴치가

각각 언니 쟈넷과 동생 우슐라를 맡았고,

그녀들 가슴에 작은 떨림과 설레임을 안겨준 장본인인 안드레아 역에

<굿바이 레닌>과 <본 얼티메이텀>의 다니엘 브륄이

폴란드 출신의 천재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두 자매의 여심을 흔드는 미소년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있다.  

 

사본_라벤다2.jpg

 

오프닝 크레딧과 함께

잔잔한 하프와 피아노 협주곡이 흐르며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을 배경으로 정지 화면으로 편집된 두 자매의 모습은

첫 부분부터 한 폭의 수려한 유화를 보는 듯,

보는 이의 심미안을 자극하고,

영화 전편을 아름답게 감싸고 있는 클래식 선율은 이 영화를 보석처럼 더욱 빛나게 하는 것과 동시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매력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훌륭한 음악은

영국 왕실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라는 나이젤 헤스가 담당하고 있으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전곡을 연주했다고 한다.

 

영화 속 안드레아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곡들은

장면장면 마다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며 사람의 마음을 붙잡고,

급기야 마지막 감동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인 'Fantasy for Violin and Orchestra'는 

영화, '카핑 베토벤'에서의 합창 부분 때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마음을 움직이며 벅찬 감동으로 눈물을 흐르게 만든다.

 

사본_라벤다1.jpg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살던 두 자매에게 찾아온 핑크빛 가슴 떨림과

상큼한 라벤더 향을 연상시키는 생활의 생기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두 여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가

섬세함과 자연스러움으로 디테일을 살리며

가슴에 촉촉히 스며든다.

특히 노년의 나이에 처음 찾아온 사랑의 감정으로 갈피를 못잡는 우슐라 역의

주디 덴치의 섬세한 내면 연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함께 감정이입이 되어

때로는 가슴 설레며 또 때로는 상처 입은 가슴이 되어 그대로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든다.

 

역시 사랑이란 감정은

본질적으로 나이나 국경을 초월하여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힘과 함께

평범한 일상에 생기와 활력을 주는 근본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나 보다....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면

사람들은 그 떨림과 설레임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알 수 없는 기운과 힘에 이끌려

온 마음과 촉각이 그 사랑의 대상을 향하게 되며

모든 일들이 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어느새 자신에게 찾아 온 그런 변화들로 혼란스러워 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그런 감정들과 동시에 경험하게 되는 질투와 체념, 흐느낌, 공허함의 장면들 역시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이방인을 의심과 질투,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사람들이 음악에 의해 공감과 이해로 하나됨도

잔잔히 보여주고 있다.

 

사본_라벤다3[1].jpg

 

배우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더불어

그림 같은 풍경들을 통한 시각적 아름다움과 가슴을 적시는 감동적 음악의 조화로

잔잔하게 표현된 서정미...

 

어느 것 하나 빠트릴 수 없이

좋은 영화라면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는 미덕들을

이 작은 영화는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 감동적인 음악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흐르는 추억의 순간들...

아름답게 기억될 그 시간들...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함으로써

삶은 계속되며

자신에게 주어진 生을 기꺼이 견디어낼 수 있는 것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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