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나팔꽃을 영어로 ‘morning glory'라고 한다. “아침의 영광”이라고 부릅니다..
나팔꽃은 해가 지면 개화준비에 들어갔다가 새벽 4~5시가 되면 가장 먼저 꽃을 피우기에 가히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라고 합니다.
옛날 나팔꽃을 좋아하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분명 자기 전에는 꽃이 안 피었는데 자고 일어나 보면 늘 나팔꽃이 피어있어서 도대체 언제 꽃이 피어나는지 궁금했습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는 밤새 불을 켜고 나팔꽃을 관찰했습니다. 과연 아이는 나팔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있었을까요? 아쉽게도 아이는 아침이 되었는데도 정작 나팔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없습니다. 나팔꽃은 아침이라서 피는 꽃이 아니라 한밤중의 어둠을 거쳐야 피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나팔꽃은 어둠속에 있을 때만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아침이 오기 전에 꽃을 피우는 데 밤새 불을 켜 놓았기 때문에 꽃을 피우지 못했던 것입니다.
시베리아는 예부터 화장품 원료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베리아의 식물들이 다른 지역의 식물과는 달리 좋은 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이 이를 연구해보니 영하 30도 이하의 혹한을 견뎌내는 식물에서는 다른 식물에서 보기 힘든 좋은 향이나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특수성분이 배출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머지않아 가을이 옵니다. 가을이 되면 오곡백과가 풍성해집니다. 풍성한 가을의 열매는 가을이 되었기에 맺히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여름의 무더운 땡볕과 비바람을 먹고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렇듯 역경을 견뎌낸 생명만이 단단해지고 그윽해지는 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닐련지요.
만일 당신이 지금 어둡고, 춥고, 땡볕과 같은 인생의 힘드는 역경 안에 있다면 어쩌면 당신의 인생 역시 영광을 앞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