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무의 말
-용혜원-
아주 작은 씨앗이었습니다.
땅 속에 묻혀 있던 어느 날
비가 내려 온 몸이 촉촉해지고
햇살이 비춰와 그 포근함에 노곤해졌습니다.
그런데 곧 몸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내 몸에서 새싹이 나와
두껍게만 느꼈던 흙을 뚫고 나갔습니다.
나 자신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허공을 향하여 작은 손을 뻗치기에는
내 모습이 너무나 초라했습니다.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때는
혼절이라도 할 만큼
온통 두려움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자랐습니다.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멈추지 않고 자라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큰 나무가 되어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게 되었을 때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한 나 자신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