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작가권영애의 건강노트 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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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풍경

현정화의 서재는 마음의 안식처다

한지톡톡권영애 2012. 6. 17. 13:31

 

 

탁구 테이블처럼 익숙한 공간, 서재

저에게 서재란 마음의 안식처예요. 어릴 때부터 운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어서 책을 가까이 했는데요. 책을 읽음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고,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서재나 책이 저에게는 안식처가 되었던 것 같아요. (탁구장과 서재를 비교를 하자면) 두 장소 모두 저에게는 익숙한 곳, 편안한 곳이에요. 말씀 드렸다시피 서재는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곳이기 때문에 편안하고요. 탁구장의 경우 시합을 하러 경기장에 가면 많은 테이블이 깔려있는데, 그 중에 내가 경기를 하는 것은 하나의 테이블이잖아요. 그러면 내가 경기를 하는 그 하나의 테이블이 익숙한 곳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익숙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서재와 탁구장이 같은 맥락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업 듣기 어렵던 운동선수, 책에 기대다

사실 학창시절에는 운동을 하느라고 수업을 많이 못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유일하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책이라고 생각해서 책을 많이 봤었고요. 영어공부 같은 것도 꼭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수업을 많이 빠지다 보니까 독학을 했어야 했어요.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유일하게 책이었어요. 그때는 지금같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었던 시대도 아니고, 학생들이 갈만한 곳이 있지도 않았고, 특히 여학생이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없었어요. 저희가 할 수 있었던 문화가 그 시절에는 많이 없었기 때문에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문화에 대한 접근이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소설책도 많이 읽었지만, 특히 제가 운동을 하고, 사회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에세이집 같은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을 했어요.

독서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또 하나의 훈련

운동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탁구라는 운동이 굉장히 격한 운동이면서도,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가져가야지만 잘 할 수 있거든요. 차분한 성격이어야 중요한 순간에 자기자신을 놓지 않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그런 것들을 책을 보면서 훈련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후배 선수들에게도 책 읽기를 많이 강조하고 있어요. 때로는 제가 읽었던 책 중에 좋은 책들을 선물로 사주기도 하고, 때로는 베스트셀러들을 사서 줄 때도 있고요.

작정하고 읽기보다는 틈틈이 하는 독서가 좋아

저희가 외국시합을 많이 나가잖아요. 그러면 비행기 안이나 호텔에 혼자 있을 때 주로 책을 많이 읽어요. 현역 선수 시절에는 새벽시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읽는 게 제일 좋았어요. 사실 한국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요 근래에는 책을 일부러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지금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차 안이에요. (집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있고, 밖에서는 선수들과 함께 있다보니까) 차 안이 유일하게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저는 차로 많이 이동하는 편이고, 지방경기를 갈 때에도 제 차로 많이 가는데, 그럴 때 틈틈이 책을 읽어요. 그리고 약속장소에 가서 기다릴 때 10분, 20분씩 시간이 있을 때 책을 보거나 미팅하기 전에 시간이 남을 때, 그렇게 짬짬이 책을 읽는 게 좋아요.

나를 되돌아 보게 하는 글쓰기의 매력

나 혼자만의 독백이나 사색들을 생각만으로 멈추는 게 아니고 글로 표현해 놓는 것이기에, 나중에 내가 이런 생각도 했었구나 하고 돌이켜서 볼 수 있다는 게 글쓰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 생각만 한다면 없어져 버리고 내가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잖아요. 그럴 때 메모해 두었던 것들을 보면 추억도 되새기고 안정도 찾을 수 있으니까요. (글 쓰기에 자신이 있지는 않지만)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탁구의 기술에 대해서는 한번 정리를 해서 저만이 가지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어요. 기술적인 노하우나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노하우, 체력적인 부분들과 시간이나 음식에 대한 관리 방법들을 정리해 두면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