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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산책길

빈마음

한지톡톡권영애 2017. 11. 30. 07:54

빈마음 

  -묵연스님-


빈 방이 정갈합니다
빈 하늘이 무한이 넓습니다
빈 잔이라야 물을 담고
빈 가슴이래야 욕심이 아니게
당신을 안을 수 있습니다 
비어야 깨끗하고
비어야 투명하며
비어야 맑디 맑습니다
그리고
또 비어야만 아름답습니다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빈 마음이 좋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비워지지 않아서
산다는 일이 한없이 고달픈 것입니다
터어엉 빈 그 마음이라야
인생의 수고로운 짐을 벗는다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라야만  
당신과 나
이해와 갈등의 어둠을 뚫고
우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빈 마음
그것은 삶의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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