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꽃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 -도종환-
모든 꽃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모든 꽃이 장미 처럼 되려고.
애를 쓰거나 ...
장미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실망해서도 안 된다.
나는 내 빛깔과 ,향기와
내 모습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
어차피 나는 장미로 태어나지 않고
코스모스로 태어난 것이다.
그러면 가녀린 내 꽃대에 어울리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장점으로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욕심부리지 않는 순한 내 빛깔을
개성으로 삼는 일이 먼저여야 한다.
남들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내 모습, 내 연한 심성을 기다리며
찾는 사람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장미는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시기심도 생기고
그가 장미처럼
태어났다는 걸 생각하면
은근히 질투심도 생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꽃이면 또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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