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 시집
세상이 말한다.앉아 있지 말고 걸어 다니라고, 그래서 걸었지.
그런데, 너무 느리다고 뛰어가라 한다. 그래서 뛰었다.숨이 턱에 차도록 뛰었다.
힘들어 잠시 멈춰 숨 고르기 하는데 다른 사람이 휙 지나간다. 조급해진 마음에 "날자"
준비도 없이 날갯짓하니 허공에서 허우적대기만 할 뿐 몸이 무거워 버티기 힘들다. 그 자리에 누워 하늘을 보니 뭉게구름 두둥실 저절로 흘러간다.
앉지도 서지도 뛰지도 날지도 않지만 저절로 잘만 흘러가는구나
인생도 구름 같은 것.억지로 무리하지 않고 앉고 싶을 때 앉고 서고 싶을 때 서고 뛰고 싶을 때 뛰면 언젠가는 날게 될 것을...
스스로를 달래려 한 편의 시로써 위로를 삼아 왔다고 ..
그외 <바람 그리고 그대>,<그 자리에서 뛰어봐>,<생의 반환점에서>,<노래하는 새가 되어>
신준식 시인은 시인이기 이전에 집안 대대로 내려온 한의학 가문의 대를 잇는 한의사(자생한방의료재단 이사장)로 이 시대 보기 드문 인술지도의 존경받는 선구자이며 훌륭한 사명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심의이기도 하다.
바람
바람은 어데서 부는가
모든 것을 뒤집어놓고 훌쩍 사라지는
밖에서 부는 바람도 무섭지만
안에서 이는 바람은 더 무섭다
오늘도 내 안에서 꿈툴대는
늦바람이 두렵다.
원형탈모
둥그레
머리카락 빠진 자리
고뇌와 번민
가슴에서 타다
타고 남은 자리 위에
하얀 재처럼 남겨질 못자리
모든것을 침묵으로 말하는
나의 가슴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