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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노래는 무엇인가? 진정한 노래는 혁명이다

한지톡톡권영애 2011. 9. 4. 20:17

 
   

 

 노래는 무엇인가?

 마법이고 그리움이고 치료제이며 혁명이다.

 

[문화 칼럼/이주향] 노래로 이룬 꿈

- 이주향 수원대 교수·철학 -

 

임재범의 ‘여러분’을 들으며 생각했다. 노래는 마법이구나!

인순이의 ‘아버지’를 들으며 생각했다. 노래는 그리움이구나!

조금은 오래된 청춘들이 합창단으로 모이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노래는 치유구나!

뜨거웠던 청춘이 지나간 자리에서 피어오르는 노래는 열정에 쓸려 사라져간 진실들을,

꿈을 건져 올리고 있었다.

52세 이상, 마음은 청춘이지만 아무도 청춘이라 불러주지 않는 ‘서글픈’ 청춘들이

기꺼이 노래하기 위해 모였다. 노래하면서 신나게 놀아보기 위해 모였다. 성악가도 있고,

음악선생도 있지만 시각장애인도 있고,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도 있고,

담즙 주머니를 차고 나온 환자도 있었다. 농구선수도 있고, 배우도 있고, 의사도 있고,

 최고경영자(CEO)도 있다.

각양각색의 사람이 모두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평균 나이 62세의 단원들. 화면을 예쁘게 채워주는 미남미녀 군단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손에 땀을 쥐는 극적인 드라마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시선이 간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돈다. 도대체 사람들은 ‘조금 오래된 청춘들’의 무엇에 공명하는 것일까?

평생 음악을 했던 성악가 단원이 자존심을 내려놓고
평범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노래하기란 쉽지 않다. 초견(初見)은커녕 음정과 박자도 못 맞추는데 자꾸자꾸 지적당하며

멋쩍게 웃는 단원도 있다. 그는 얼마나 큰 바보가 되어야 할까?

 

혹은 얼마나 대단한 생(生)의 고수여야 할까?

여기저기 아픈 사람이 스스로 환자라는 사실을 잊고 꿈을 꾸기 위해선 또 얼마나?

사람들은 그 초라하고 두려운 시간들을 통과한 후에 자유로워지면서 자신들이 오래 품었던

꿈에 가까워진 영혼들의 이야기에 공명하는 것이다. 이들의 모습은 품위도,

체면도, 나이도 내려놓고 ‘나’로, 나의 꿈으로, 나의 노래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

52세이상 ‘서글픈 청춘들’모여 노래

합창은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혼자선 완성시킬 수 없는 노래다. 지휘자로서

합창의 핵이 되기 위해 가수 김태원은 방송생활 27년 만에 처음으로 안경에서 색을 뺐다.

그동안 감춰왔던, 아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눈을 보여주기 위해서고,

완전히 소통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이제

삶과 사람, 사랑, 이 세 단어가 만나면 노래가 되고 의미가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합창의 지휘자는 혁명의 리더다. 그의 색깔이 전체 분위기를 만든다.

음악을 아는 사람, 좌절을 겪은 사람, 한가락 했던 사람, 외로운 사람, 아픈 사람,

그 각양각색의 사람들 속에서 지휘자가 이끌어낸 분위기는 따뜻함과 그리움이었다.

 

좋은 리더로서 음악을 아는 사람들이 가진 기술을 부드럽게 녹여 바탕과 기둥을 세우고,

노래 부르는 일이 너무 좋은 사람들의 열정으로 살을 붙인다. 나이가 주는 내공에 사랑을 입혀

그리움의 노래를 만든다.

평균 나이 62세 단원들의 모습을 통해 ‘나이 듦’이라는 것이 흐르는 것을 흐르게 둘 수 있고

사라지는 것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리움이 아찔하고 위험한 열정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베이스처럼 든든하게 감싸주는 정서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노래가 자연스러운 자리는 사람을 변하게 한다. 삶의 무게에 눌려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나이의 무게에 눌려 설렘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병마의 기세에 눌려 기진맥진했던 사람들이

표정을 풀고 에너지를 얻는다. 노래를 하면서 그들은 이제 누구의 어머니도, 아버지도 아니었다.

누구의 아내도, 남편도 아니었다.

지나간 청춘을 그리워하며 과거에 잡혀 사는 고독한 노인도 아니었다.

그들은 열정이었고, 의욕이었고, 꿈이었고, 동료였고, 노래였다.

과정 하나하나가 드라마인 ‘청춘합창단’의 노래엔 인생이 묻어난다. 편안한 말투, 유연한 연습,

열심히 목청껏 불러보는 노래를 통해 그들은 다시 한 번 인생을 긍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보면서 우리가 그것을 배운다.

힘껏 부르며 인생 긍정하는 법 배워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노래하면서 단원들은 알게 된다. 그들을 힘들게 했던 건 나이도,

병마도, 은퇴도, 가족도 아니었음을. 나이 뒤에 숨어, 체면 뒤에 숨어, 병마 뒤에 숨어,

무기력증 뒤에 숨어 화석처럼 굳어진 마음이었음을. 그들의 노래가 빛이고 소금인 것은 그저

자신들이 무언가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자기 속의 깊은 꿈이 올라와 인생 전체를 치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휘자 김태원의 말은 여러 번 곱씹을 만하다.

나이라는 룰 때문에 저지당하는 건 인종 차별과 같다”고.

그렇다. 저지당해서도 안 되지만 스스로 저지해서도 안 된다. 평균 나이 62세의

빛나는 눈빛이 보는 사람을 눈물짓고 가슴 먹먹하게 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러고 보니 진정한 노래는 혁명이다.

새로운 삶, 새로운 열정으로 흐르게 하며 새로운 꿈을 꾸게 하기 때문이다.

이주향 수원대 교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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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1 인순이 '아버지'

 

 

'인순이의‘아버지'

 

우리들의 눈물이 된 이유


인순이 스스로 방송에서 밝힌 것처럼

그녀에게 '아버지'라는 말은 그 자체로 상처다.

그녀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아버지는 떠났고 그렇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는 가끔 편지왕래를 했었다지만

그것이 이 땅의 혼혈로 태어나 아버지 없이 겪은
그 세월을 위로해줄 수는 없는 일이었을 테니까.

그녀의 '아버지'라는 곡은 바로 그 꺼내기만 해도 아픔이 되는

그녀의 트라우마인 셈이다.


그래서 '나는 가수다'의 첫무대에서 꺼내든 이 곡은

가수로서의 그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이면서,

동시에 아마도 어쩌면
그녀가 불렀던 그 어떤 곡보다 어려운 곡이었을 것이다.

 

"어릴 적 내가 보았던 아버지의 뒷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산이었습니다.

지금 제 앞에 계신 아버지의 모습은

어느새 야트막한 둔덕이 되었습니다."

이 낮은 읊조림으로 시작한 그녀의 '고백'은

노래가 그 어떤 기교나 과장 없이

담담하게 가사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아버지'라는 곡이 가진 그 담담함을

이처럼 절절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로

인순이 만한 가수가 있을까.

곡에는 그녀의 '눈물' 속에 담겨진

아버지에 대한 미워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것이 아닌 같은 것이라는 긍정이 담겨져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 진실.
인순이는 그것을 스스로의 삶을 담아 노래로 전해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미워했었다"고 고백하고,

또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녀가 노래 시작 전에 읊조렸던 그 말,

'커다란 산'이 '야트막한 둔덕'이 되었다는

그 말은 아마도 모든 아버지를 가진 이들의 마음일 것이다.
물론 이 의미도 이중적이다.

'커다란 산'은 든든함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아픔으로 가진 이들에게는

넘어설 수 없는 '막막함'을 뜻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야트막한 둔덕'이 되었다는 인순이의 진술은

이제 그 고통을 넘어 트라우마마저 관조할 수 있는

자신을 얘기하는 것이다.
인순이를 통해,

물론 그 감회의 크기나 정서는 다르겠지만

우리도 저마다의 아버지를 꺼내보게 된다.

 

그녀는 노래 첫머리에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겼다.
"부디 사랑한다는 말을 과거형으로 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자식이 부모에게 하지 못한

그 말만을 뜻하는 건 아닐 것이다.

어쩌면 부모가 자식에게
하지 않은 그 말이기도 할 것이니까.

그러니 이제 사랑한다는 말은
모두에게 현재진행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카네기홀에서 두 번씩이나 공연을 가진 인순이는

그 두 번째 무대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모셔놓고

"여러분은 모두 제 아버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상처는 아물면서 더 단단해졌고 가수임을 고집하는

'천상 가수'에 의해
고스란히 하나의 노래로 승화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이 노래를 우리에게 선물했다.

상처가 눈물이 아닌 노래가 되었을 때
그것은 상처의 토로가 아닌

우리의 마음까지 다독이며 두드리는 소통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된 이유라고 할까!.

 

 

  

 

가사

 

한 걸음도 다가 설 수 없었던
내 마음은 알아 주기를
얼마나 바라고 바래 왔는지
눈물이 말해 준다

점점 멀어져 가버린 쓸쓸했던 뒷모습에
내 가슴이 다시 아파온다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싶다
가까이에 있어도 다가서지 못했던
그래 내가 미워 했었다


제발 내 얘길 들어주세요 시간이 필요해요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싶다
가슴 속 깊은 곳에 담아두기만 했던
그래 내가 사랑 했었다


긴 시간이 지나도 말하지 못했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

 

 

음원제공; 나그네의 집 블로그 http://blog.daum.net/kcw7347/16160364

 

 

이주향 수원대 교수·철학

출처 : 『내 마음의 정원™』
글쓴이 : 『슈퍼탱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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