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이다
-손명찬-
햇살같은 사람이 옵니다. 기운이 돋습니다
비 같은 사람이 옵니다. 목마름이 해결됩니다.
바람 같은 사람이 옵니다. 먼지가 떨어집니다.
벌 같은 사람이 옵니다. 꽃가루가 전해집니다.
가위 같은 사람이 옵니다. 가지가 정리됩니다.
낫 같은 사람이 옵니다. 잡초가 사라집니다.
좋은 사람도 있고 싫은 사람도 있는데
그 모든 사람이 돌아가며 나를 키워내고 있습니다.
화분에서든 들판에서든 사계절 속에서
꽃을 만들려고, 꽃답게 만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나팔꽃
쑥부쟁이
용담꽃
오가피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