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멀미
-이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지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 요즘 쉽게 얘기하지만 정말로 꽃보다 아름답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이기심을 버리고 배려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얼마나 많이 사랑해야 하는지...
수많은 사람들 안에 숨어있는 향기를 발견하는 것 또한 아름다운 지혜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