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작가권영애의 건강노트 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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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산책길

순간의 꽃 고은시집

한지톡톡권영애 2012. 11. 5. 10:47

그 꽃 (고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누우면 끝장이다

           앓는 짐승이

필사적으로

서 있는 하루

오늘도 이 세상의 그런 하루였단다 숙아 (11쪽)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 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13쪽)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동시에

최고의 것

가로되 사랑이더라(29쪽)

어쩌란 말이냐

복사꽃잎

빈집에 하루 내내 날아든다(49쪽)

                   

 

          친구를 가져보아라

적을 안다

적을 가져보아라

친구를 안다

 

이 무슨 장난인가(53쪽)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가

닿은 곳에서

싹 틔우는 땅버들씨앗

이렇게 시작해보거라(76쪽)

날아오는 제비들이 있는 한

나에게 살아야 할 까닭이 있습니다

그 제비들

돌아가는 바다 저쪽

강남이 있는 한

내일을 기다리는 까닭이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까닭이 있습니다(83쪽)

 

          이 세상이란

     여기 나비 노니는데

     저기 거미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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