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원
- 안도현 -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 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
류철님 사진(아산에서)
떠나는 가을
-임선자-
하늘엔
잿빛 구름 낮게 드리우고
사람들은
찬바람에 웅크린 채
건널목에 서있다.
어느덧 가을은
성큼성큼 걸어가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한바탕 불어오는 바람에
노란 은행 몇 알 후두둑
보도에 눈물 떨군다.
길 위에 누운 가랑잎들
아우성치며 흩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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