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하고 안전한 운동 "저와 함께 하시죠”
“누구나 박태환 선수가 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몸과 건강상태에 맞는 운동법을 정확히 알고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도 운동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운동법을 알려주는 김 협회장. 그의 지론은 아주 사소한 운동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해야 효과가 1백% 발휘된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몸이 버텨내지 못하는 과도한 운동을 해서라도 ‘몸짱’이 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지금의 세태다. 김 협회장이 이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과거 선수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육상을, 중고등학교 때는 태권도를 했습니다. 운동이 좋아 부모님의 만류에도 선수생활을 고집했죠. 하지만 때때로 찾아오는 부상만큼은 즐길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그의 선수생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은 중학교 때 겪었던 다리 부상. 그는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으면서 막연하게나마 ‘보다 과학적으로 운동을 할 수는 없을까’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생각이 보다 구체화된 것은 군 입대 시절이었다. 훈련 중 심하게 몸을 다친 그는 ‘과학적인 운동법을 연구하는 체육지도자가 되어 선수들에게 보다 과학적인 운동을 가르쳐야겠다’는 꿈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군 제대 후 26살이란 나이에 연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입학해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그러나 부모님 등 주위의 반대는 강했다고.
“졸업해봤자 선생님밖에 더 하겠느냐는 핀잔을 많이 들었죠. 당시만 하더라도 ‘체육교사’는 그리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었으니까요.”
대학을 졸업한 후 택한 직업은 역시 선생님이었다. 고등학교 교사를 하다 다시 대학원에 입학한 후 대학 강사가 된 것.
그러다 강의 도중 큰 부상을 얻게 됐다. 왼쪽 무릎관절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은 것. 이로 인해 수술을 받고 의사에게 다리를 못 쓸 거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청천벽력과 같은 의사의 판정은 그의 인생을 또 한 번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나름대로의 운동 재활법을 통해 못쓰게 될지도 몰랐을 다리를 정상으로 되돌려놓은 것.
“기적처럼 다리가 나으면서 나처럼 부상을 얻었거나 신체적 결함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개선과 회복을 도와줄 운동법을 찾아주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물론 이때 말하는 회복은 의학적인 접근이 아닌 운동학적 범위와 관점을 통한 회복이라고 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운동선수를 위한 트레이닝이나 재활요법만 있을 뿐 일반인을 위한 운동법은 미미한 상태였고 이 점이 그에게 도전을 할 만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이를 위해 마흔이라는 나이에 뒤늦게 박사학위를 따고 보다 체계적인 공부를 한 그는 ‘리포맥스’란 맞춤건강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리포맥스란 고친다는 뜻의 ‘reform’과 운동이란 뜻의 ‘exercise’의 합성어다.
이는 습관적인 생활태도나 부상 등으로 인해 망가진 몸의 균형을 운동을 통해 치유한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마사지다. 운동을 하기 전이나 후 반드시 필요한 것이 마사지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운동하는 데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 주고 운동을 한 후에는 다음 운동을 대비시켜 주는 것이 마사지이기 때문이다.
김 협회장은 한국인에게 적합한 마사지법을 찾아내기 위해 세계의 마사지 역사와 유래를 연구했고 마침내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마사지봉을 이용해 신체 각 부위를 문질러주는 방법이다.
“방망이로 칼국수 면을 매끈하게 미는 것을 보고 이것을 이용해 근육을 풀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누구나 한번쯤 다리를 날씬하게 만들기 위해 맥주병으로 다리를 문질러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와 같은 생활의 지혜를 이용해 한국인에게 가장 적합한 마사지법을 고안해 낸 거죠.”
그는 이 원리를 토대로 사용하기에 편한 모양과 무게로 마사지봉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적은 돈을 들이고 효과적으로 마사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원리의 리포맥스를 보다 널리 전파하기 위해 김 협회장은 1999년 한국건강운동연구지도협회를 만들었다. 이는 리포맥스를 이용한 운동클리닉연구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고 후학을 양성해 보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 체육전문가 몇몇과 함께 협회를 만들었습니다.”
이 협회를 통해 김 협회장은 수백 명에 달하는 지도자를 길러냈다. 그리고 이 지도자들과 함께 8년째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리포맥스 건강관리 봉사단’이란 이름으로 서울 용산구, 양천구 등 5개 구청에서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풍, 뇌졸중 등을 앓고 있는 노인분들에게 ‘약손’의 손길로 용기를 북돋워주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 협회장과 봉사단이 만들어준 운동법으로 큰 효과를 얻은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심하게 허리뼈가 변형된 사람이 3개월 정도의 운동으로 정상인에 가까운 척추를 가지게 된 경우, 심한 요통에 시달리던 사람이 고통이 사라진 것은 물론 자세교정까지 된 경우 등 다양한 회복사례들이 그와 동료들에게 힘을 준다고 한다.
반대로 김 협회장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힌 인식이라고 한다. 김 협회장은 “흔히 운동이라고 하면 땀을 뻘뻘 흘리는 고된 훈련이 있어야만 그 효과를 본다는 인식에 사로잡혀있다”고 말한다.
땀이 흐르지 않는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운동의 효과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고 하는 김 협회장. 그러나 여기에는 정확하고 올바른 운동법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몸이 소화하지도 못할 힘든 운동은 자신의 몸을 혹사시킬 뿐 전혀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주위에 친구들이나 지인들 중 젊은 시절에는 운동을 하지 않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골프 등의 격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십중팔구는 허리 등에 통증만을 얻을 뿐 효과를 얻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이나 몸의 상태는 무시한 채 당장의 성과만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죠.”
김 협회장은 또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획득으로 갑작스레 부는 수영열풍에도 우려감을 나타냈다.
“박태환 선수 같은 영웅이 되고 싶다는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수반되야 할 엄청난 훈련과 육체의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몸의 능력은 생각지 않고 목표의식만을 심어준다면 그 아이는 상처만 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너도나도 자기 자식을 ‘제2의 박태환’으로 만들기 위해 아이의 몸 상태나 능력은 따져보지 않고 무턱대고 힘든 운동을 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
선수생활하며 잦은 부상 시달리다 ‘안전한 운동법’ 생각
늦깎이 대학생… “체육지도자의 길 걸어가겠다” 꿈 꿔
김 협회장은 사회전반에 깔려 있는 엘리트주의가 체육계에도 그대로 남아있는 것 또한 한국 스포츠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즐기는 운동’보다는 ‘이기는 운동’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박혀 있다는 것.
때문에 지금 열리고 있는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지상주의는 여전히 남아 은메달을 따고도 죄인이 되어 고개를 숙이는 선수들이 존재한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김 협회장은 이제껏 해온 것처럼 자신이 개발한 운동법을 한 명에게라도 더 전파하는 것이 목표 아닌 목표라고 말한다. 비록 수익성이 높지는 않지만, 이 때문에 주변의 우려 섞인 말과 시선을 받고 있는 김 협회장이지만 자신이 몸소 느꼈던 몸의 변화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올바른 운동법을 실천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한다.
오늘도 김 협회장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바래본다.
김청훈 협회장이 말하는 운동철칙 넷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1. 당일 컨디션을 존중해서 운동을 하라.
김 협회장은 운동하는 그 날 자신의 몸 상태를 존중해 그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전날 “내일은 어떤 운동을 얼마만큼 해야지”라는 계획을 세워 놨다고 하더라도 다음날 몸이 그것을 소화하지 못할 상태라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
2. 무조건, 무작정, 무원칙의 3무를 버려라.
김 협회장은 운동에도 법칙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이 법칙을 뒤로 한 채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무턱대고 운동을 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것. 운동을 한 직후에는 아무 이상이 없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고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결국엔 몸에 이상이 올 수 있다고 한다.
3. 운동은 많이 하는 것보다는 올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운동에 있어서도 ‘과유불급’이란 말은 꼭 새겨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을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과한 운동은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 숨쉬기 운동 하나라도 정확하고 올바르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4. 지도자에게 맡겨 몸에 맞는 운동을 찾아라.
헬스클럽 등에 가 운동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자신의 몸을 생각지 않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지 않은 채 러닝머신만을 하거나 근력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개개인의 몸에 맞는 운동법이나 운동량을 찾아 그에 맞게 운동을 한다면 운동효과를 배가시키면서 안전하게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글 김봄내·사진 송원제기자 /kb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