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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풍경

엄마를 부탁해

한지톡톡권영애 2010. 1. 31. 19:52

 

지은이 : 신경숙

전북 정읍출생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겨울우화>>가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소설집으로 <<강물이 될 때까지>>, <<풍금이 있던 자리>>, <<감자먹는 사람들>>.

장편소설로는 <<깊은 슬픔>>,<<기차는 7시에 떠나네>>,<<바이올렛>>,<<외딴방>>. 한국일보문학상,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리스트-

첫 페이지의 글귀가  무슨 의미일까 생각하면 책을 읽었다.

 

생일상을 받으로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도입부부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하철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엄마는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그 잘못에 대한  큰딸, 큰아들, 그리고 아버지의 처절한 고해성사다.

 

찬구처럼 의지하며 부담없던 큰딸. 큰딸은  도시로 나온 후 늘 엄마에게 화를 내듯 말했다. 엄마가 뭘 아느냐고 대들듯이, 엄마가 돼서 왜 그래? 책망하듯이 그리고 엄마가 알아서 뭐 할 건데? 무시하듯이.

가끔 엄마가 두통을 호소했지만 딸과 가족들이 건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은탓에 치매까지 온 것이 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글씨를 모르지만 고아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다른사람에게 큰딸 "너"의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던 엄마. 딸이 자랑스러워 신문에 나먼 접어서 가방에 넣고 다님서 꺼내보고 자랑하구 그랬다.(p197)

평생 살림의 책임을 떠안기며 밖으로만 돌던 아버지.

자식 기르는 기쁨을 알게 해준 작은딸.

 

엄마의 모든 소망과 꿈을 먹고 자란 큰아들.

큰아들은  검사가 되지 못했다. 엄마는 그에게 니가 하고 싶어하는 것, 이라고 했지만 그는 그것이 엄마의 꿈이기도 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엄마는 일평생 그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게 한 게 엄마 자신이라고 여기며 살았다는 것을 엄마를 잃어버린 후 깨달았다.

 

말이란 게 다 할 때가 있는 법인디...나는 평생 니 엄마한테 말을 안하rj나 할 때를 놓치거나 알아주겄거니 하며 살었고나. 인자는 무슨 말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디 들을 사람이 없구나.(p198) 가슴이 찡했다. 눈물이 나올려고 했다.

가족이란 밥을 다 먹은 밥상를 치우지 않고 앞에 둔 채로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관계다.

질러진 일상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엄마 앞에서 네가 엄마에게 손님이 되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오늘의 우리들 뒤에 빈껍데기가 되어 서 있는 우리 어머니들이 이루어낸 것들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엄마에 대한 애틋함 그리고 이땅의 엄마의 삶이 고달팠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었던 엄마의 삶이 아름답다.

 

누구에게도 아직 늦은 일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소설이다.오랫만에 감동주는 소설을 읽었다.

엄마에게 기대며 동시에 밀어낸 우리 자신의 이야기.

가족이 털어놓는 후회의 감정보다 더 중요한것은 과연 엄마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는가 하는점이 아닐까.

엄마 또한 누군가의 딸이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엄마에게도 가슴을 설레게하는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지금 나는 칠순이 훨씬 넘은 혼자사시는 엄마에게 잘하고 있는지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아직도 엄마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함부로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듯이 행동한것이 많았다는걸 새삼 반성해본다.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어버이가 기다리지 않는다"라는 글이 생각난다.

엄마에게도 엄마의 꿈이 있다는 것을 ..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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