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작가권영애의 건강노트 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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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움

[펌] '프로슈머 마케팅' 이 뜬다

한지톡톡권영애 2011. 12. 4. 14:55

“칫솔 살균이 끝난 뒤라도 세균이 있을 지도 모를 외부의 공기가 그대로 통한다면 살균

효과는 그만큼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공기 청정기 업체 청풍이 새 제품인 ‘화장실용

공기 청정 칫솔 살균기’의 체험 고객단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제기한 문제

점이었다. 이들은 한달 이상씩 제품을 써 봤다. 제품 담당자는 곧바로 제품에 이를 반영

했다.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최종 제품은 외부와 공기가 차단되게 문에 밀폐 처리가 된

상태로 나왔다.

가전업체들이 불황 타개와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로 온·오프라인을 통

해 프로슈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로슈머란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신조어. 미래 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만든 말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도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면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청풍은 고객 체험 프로그램으로 적잖은 효과를 봤다. 지난해 7월 공기 청정기 신제품을

내놓을 때 인터넷으로 색깔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파스텔톤’이 1위로 나왔다. 이 색깔을

실제 상품에 적용한 결과, 파스텔톤 제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이 회사는 지난 달에는 인터넷 홈페이지(chungpung.com)를 통해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제안 공모전’을 열었다. 한달만에 1000여건에 가까운 아이디어가 모여 들었다. 청풍은 이 중에서 하반기 제품 개발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상당히 얻었다고 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이들은 청풍의 각종 제품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에 20~40대 주부 20명과 대학생 20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아이디어 그룹’을 모집했다. 현재 이들은 현장 조사와 아이디어 제안 등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광고·판촉 교육과 현장 실무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모니터링 제도를 시행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는데. 지난해의 1기는 모두 54건의 아이디어를 내놨다. 삼성 노트북의 사이버 모델인 캥거루가 화장실에서 신문 대신 노트북을 들고 있는 광고가 대표적이다.

쿠쿠홈시스도 인터넷 홈페이지( www.cuckoo.co.kr)와 쇼핑몰 바이쿠쿠닷컴( www.buycuckoo.com)을 통해 고객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쿠쿠의 장점은 빠른 대응.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고객과의 만남 게시판’에 접수된 의견에는 24시간 이내에 회신을 하게 되어 있고, 내용은 즉각 해당팀에서 공유된다. 성과도 많았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입 맛에 맞는 밥을 짓는 기능을 넣어 달라’는 요구에 따라 쌀 불림과 가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회로를 개발했다. ‘밥을 오래 둬도 밥맛이 변하지 않게 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2중 오븐’을 개발해 조만간 내놓는다. 이 제품은 아랫목에 밥을 놓아 두던 옛 사람들의 지혜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밥솥으로 지은 밥을 퍼 담아 두면 사흘간 밥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한다.

동양매직도 지난해부터 고객 모니터요원인 ‘매직 패밀리’를 2000명씩 뽑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완성품에 대한 보강 조사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개발할 제품에 대한 제안과 신제품 평가, 경쟁사 제품 평가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의 의견에 따라 텔레비전 광고 모델이 바뀌기도 했다. 현미를 먹기 좋게 도정(깍아내기)해주는 현미 전용 믹서와 날개 부분을 따로 떼어 내 손질할 수 있는 식기 세척기 같은 아이디어도 이들의 작품이다.

쿠쿠홈시스 정현고 마케팅 팀장은 “고객들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해 불만 사항이나 제안 사항을 받으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고, 빠르게 대응할 수도 있어 좋다”며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제품은 더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