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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산책

김충원의 색연필 기법

한지톡톡권영애 2014. 5. 25. 06:05

색연필은 가장 쉽고 자연스럽게 마음의 색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그림을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채색을 꿈꿉니다. 초보자들에게 채색이란 완성된 형태의 그림을 말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미술 초보자들에게 채색의 단계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색연필은 많은 화구 가운데 가장 다루기 쉽고 사용이 편리해 채색에 대한 부담감이 없고, 자연스럽게 채색의 기법을 익힐 수 있는 화구입니다. 색연필은 색깔을 섞는 방법과 특유의 채색 요령 몇 가지만 익히면 누구나 자신 있게 드로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채색’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스스로 즐기고 표현하는 새로운 미술의 세계, 그 가슴 설레는 색연필화의 세상 속으로 떠나 보세요.

색연필화를 그리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색연필화를 잘 그리는 5가지 비결’을 소개하겠습니다.

1. 손의 기능이 중요합니다

그림은 마음으로 그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그 마음을 전달하려면 어쩔 수 없이 손의 힘을 빌지 않으면 안 됩니다. 손의 기능이 잘 발달하여 여러분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나타내 주면 성공적인 그림이 되지만, 제 역할을 못해 주면 원하는 대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려면 손이 색연필을 이해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색연필은 연필과 매우 닮아서 다른 어떤 화구보다 친숙한 도구이지만, 글씨를 쓰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악기를 배우기 위해 운지법을 익혀야 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화구를 다루는 손의 기능 훈련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합니다.

2. 색깔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깨쳐야 합니다

색연필은 채색을 위한 화구들 가운데 가장 간편한 도구이지만 색깔의 선택에 한계가 있고, 혼색에 어려움이 있으며, 큰 그림을 채색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그리는 사람의 기량이 나아질수록 단점은 장점으로 바뀌게 됩니다. 스트로크의 강약 조절은 수채화의 농담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고, 두 가지 이상의 색연필을 섞어서 칠하는 것은 물감을 섞는 것과 같습니다.

군청색 색연필을 엷게 스트로크하면 하늘색이 되고, 적당한 강도로 스트로크하면 파란색으로 보이며, 강하게 눌러 스트로크하면 군청색을 냅니다.

어떤 색끼리는 서로 만나서 좋은 효과를 내고, 어떤 색깔들은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색연필은 그 특성에 따라 서로 섞이기도, 때로는 서로 거부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색깔을 섞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감이 만들어집니다. 새로운 색깔을 창조해 내는 연습은 색연필 드로잉의 중요한 기초입니다.

3. 편안하게 쉬운 그림부터 그리기 시작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예시 그림과 똑같이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떨어뜨려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가 재미있어지려면 가장 먼저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며, 아주 쉽고 편안한 그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되는 두려움 역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그림을 배우기 위해 첫발을 내딛는 초보자이고, 40대에 그림 공부를 시작했던 고갱도 여러분과 같은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이 책 속의 예시들은 여러분의 연습을 돕기 위한 참고 자료에 지나지 않으며, 수많은 표현 양식 가운데 극히 일부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야말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지녀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입니다.

4. 색연필은 분명 가장 편한 화구입니다

채색을 위한 화구 가운데 색연필만큼 마음이 편한 것은 없습니다. 연필과 똑같이 생겨서 쥐는 데 어려움이 없고, 지우개로 어느 정도 수정이 가능해서 실패에 대한 부담감도 덜합니다. 또 한 다스의 색연필만 있으면 수천 가지의 색깔을 낼 수 있으며, 색칠을 하고 나서 마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 재빠르게 드로잉을 끝마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누구나 어린 시절 한때, 색연필을 손에 쥐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그림을 그렸던 추억이 있을 겁니다.

단 한 가지 남은 문제는 스스로 미술 도구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는 여러분의 마음입니다. 그리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것이라는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색연필 드로잉을 시작하기 바랍니다.

5. 연필 스케치의 기초가 필요합니다

색연필은 파스텔이나 크레파스를 연필의 형태로 만든, 말 그대로 색깔이 칠해지는 연필입니다. 크게 보면 연필 역시 검은색 색연필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스케치나 명암, 형태 표현과 같은 드로잉의 기초 부분은 따로 연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기초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기초 드로잉을 공부해서 어느 정도 형태 표현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색연필 드로잉을 즐기기를 바랍니다.

 

 

색깔 더하기 연습

두 가지 이상의 색깔을 혼합하여 새로운 색감을 만드는 것으로 색연필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초 연습입니다. 여기에서 색감이란 색의 느낌, 즉 어떤 색깔이라고 규정짓기는 어렵지만 한데 어우러져서 빚어내는 전체적인 느낌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톤(Tone)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두 가지의 색깔을 더하여 새로운 색감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톡톡 끊어지는 점 스트로크로 시작해 봅니다. 순서는 밝은 색깔부터 먼저 스트로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개의 면으로 색깔을 더해 봅니다. 먼저 왼쪽에 밝은 색을 칠하고, 오른쪽에 두 번째 색깔을 서로 겹치게 칠해 만들어지는 색깔을 경험해 보세요.


색깔 빼기 연습

색연필은 지우개로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특히, 유지 성분이 많이 함유된 색연필을 강하게 눌러 그렸을 경우에는 지우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또 지우개로 심하게 문지르면 종이의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파스텔 쪽에 가까운 부드러운 색연필이나 유지 성분이 적은 색연필은 지우개만으로 70% 이상 톤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미 칠한 색깔을 빼는 세 가지 방법을 연습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지우개로 필요한 부분을 지워내는 방법입니다. 힘 조절을 통해 그러데이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흰색 색연필을 덧칠하여 밝게 만드는 것으로, 유지 성분이 적은 색연필일수록 효과적입니다.


문지르기 연습

색연필로 문지르기를 하는 이유는 색연필 가루를 종이의 표면에 고루 퍼지게 하여 부드러운 톤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또 두 가지 이상의 색깔을 섞을 때나 부드러운 그러데이션을 만들 때에도 문지르기를 합니다.

문지르기를 위한 도구로는 종이 막대나 거즈, 솜, 면봉, 티슈 등을 사용하며 때로는 손가락을 쓰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손가락의 땀을 닦아 낸 다음 문지르기를 해야 합니다.

두세 가지 색깔을 섞어서 스트로크한 다음, 문질러서 혼색해 보세요.


색연필 심을 커터로 곱게 가루를 낸 후, 티슈로 문질러서 부드러운 색감을 표현해 보세요.

 

<채색의 기법>

무엇이건 ‘쉽게’ 한다는 것에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잘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는 것이고, 둘째는 상당한 연습을 통해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색연필의 특성을 살려 드로잉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점으로 그리기

점묘법(작은 점들을 찍어 그림을 그리는 기법)은 신인상파의 대표적인 기법 가운데 하나로, 선을 쓰지 않으므로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척 재미있는 채색 드로잉 기법입니다. 크고 작은 점의 패턴을 이용하여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점의 밀도가 빽빽할수록 색감이 살아납니다. 점의 크기가 작을수록 부드러운 느낌이 되지만, 시간과 인내심 그리고 색깔 감각이 요구됩니다.


문질러서 그리기

색연필로 채색을 하면 종이의 성질에 따라 색깔의 밀도가 달라집니다. 즉, 종이 표면이 거칠고 질이 단단할수록 밀도가 낮아져 전체적인 톤 역시 거칠게 표현됩니다. 그러나 문지르기를 하면 미세한 가루가 종이의 결 속으로 퍼져 톤이 부드러워져서 마치 파스텔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위의 보기는 색연필로 채색을 한 다음, 티슈로 문지르기를 한 것으로 스트로크의 느낌이 어느 정도 남아 있습니다.

색연필이 단단할수록 가루가 분산되는 양이 적으므로 효과는 떨어집니다. 반면 아래 보기와 같이 파스텔 계통의 부드러운 색연필의 경우에는 색깔이 고루 퍼져 뛰어난 문지르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주 부드러운 톤으로 채색할 때에는 가급적 연필로 스케치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윤곽선을 간략하게 그린 다음, 바탕을 칠하고 문질러서 그러데이션 효과를 냅니다. 좀 더 진한 색깔로 다시 한 번 윤곽선을 그려 마무리합니다.

크로스 해칭 스트로크에 의한 채색

해칭과 해칭이 서로 엇갈리며 교차하는 크로스 해칭 스트로크(Cross hatching stroke)는 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한 기법으로, 연필 데생이나 펜을 이용한 드로잉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기법으로 채색을 할 때에는 지나치게 딱딱한 느낌이 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색깔의 농담 조절을 잘해야 합니다.


농장 풍경 드로잉에서는 따뜻한 가을 햇살의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위의 보기와 같이 화면 전체에 노란색으로 밑칠을 하고 난 다음 해칭을 시작했습니다.


해칭의 밀도가 촘촘할수록 바탕색은 가려지지만 촘촘한 스트로크는 해칭의 맛을 떨어뜨리므로, 의도적으로 노란색 바탕을 노출시키면서 오렌지색과 갈색, 연두색 등으로 해칭을 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색연필화 채색에는 선으로 그리기, 색종이에 그리기, 단색으로 그리기, 페더링에 의한 채색, 내추럴 스트로크에 의한 채색 등 아주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임프레싱과 스크레칭, 스텐실, 프로타주 등의 재미있는 기법들을 활용해 색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색연필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개성 있는 색연필화를 그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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