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봄이 오면 나무에 꽃이 피고 잎이 돋는다.
겨울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나무는 알고 있었다,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를
그래서 모든 것을 버리고
맨몸으로 살았다.
아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울기도 하고 떨기도 하고 몸부림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 강한 것이 하나 있었다.
기다림이었다.
희망이었다.
온몸으로 꽃은 그리며 온 맘으로 잎을 꿈꾸었다.
또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올 것이다.
하지만 나무는 그것도 알고 있다.
겨울을 지날수록 자신이 더 풍성해지고
더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정용철 에세이 《 불량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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