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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산책길

유채꽃 여인숙

한지톡톡권영애 2018. 12. 18. 09:43

유채꽃 여인숙


                                       이수미 


유채꽃이 만발한 봄날

빨래골에 사는 새댁들이

서울역 앞에서 출발하는 지리산 당일 코스

묻지마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짝을 정해서 노래하고 게임도 하는 사이

어느덧 지리산에 도착해

산채 비빔밥을 먹고

각자 파트너끼리 자유시간을 주었는데

한 커플이 세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해는 뉘었뉘엿 저물고 모두 흩어져

애타게 부르며 주변을 찾아보니

 

어스름한 들판 저 너머 유채밭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오는 것이었다

 

그 이듬해 이월 새댁 강순 씨는 아들을 낳았는데

누구를 닮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 이수미 시인의 시세계를 살펴보면 그는 우리가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를 지금까지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첫시집<유채꽃 여인숙>은 아이의 마음으로 바라본 세계가 펼쳐져 있다. 그것은 때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우리들의 메마른 정서를 자극하지만 때론 심원하여 우리들을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는 무거움이

    밀어 올리는 가벼움이라 할까, 구수한 입말로 유머의 빛을 발하게 하고 페이소스의 효과를 높인다.

    이수미 시인이 이제 막 시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그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시와

    하나가 되어 오래오래 살아가기를 바란다. 이글은 시집 해설을 써주신 오봉옥 교수님의

    작품해설을 발췌해서 옮긴 글이다.

- 김길순시인 블로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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