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 길 꽃이 지는 길 조은 길을 가려면 꽃길로 가라 꽃길 중에서도 꽃이 지고 있는 길로 가라 움켜잡았던 욕망의 가지를 놓아버린 손처럼 홀가분한 꽃들이 바람의 길을 가는 그 길로 가라 꽃들은 그늘지고 어두운 곳까지 나풀나풀 다가가고 꽃이 진 자리는 어느 순간 당신 삶의 의미를 바꾸리라 .. 詩가 있는 산책길 2019.03.21
바람결 바람결 - 김계진 - 바람이 손바닥위로 사뿐이 내려 앉는다 움켜쥐니 손가락 사이사이로 날아가 버린다 또다른 바람이 내려와 앉는다 그냥 느껴보기로 한다 손바닥을 간지리며 잔잔한 미소를 남기고 홀연히 다음 바람에게 바톤을 넘긴다 그래 놓아두자 그냥 그렇게 지향 김계진 바람이 손.. 詩가 있는 산책길 2019.02.21
홍시 홍 시 허 은화 사랑도 익으면 저리 되는가 사랑도 익으면 저리고운 빛깔 품을 수 있게 되는가 저리 말랑말랑하게 스스로를 익힌다는 건 결코 달콤함으로만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해와 달의 세월과 아픔과 상처마저도 온 가슴으로 품어 내어야만 비로소 저리 될수 있다는 걸 저리 고.. 詩가 있는 산책길 2019.02.12
그리움도 재산이다 반은 그리움 반은 기다림 한 평생이 그런 것 같다 반은 그리움 반은 기다림 그렇게 살면서 거쳐 가는 것이 있다면 반은 기쁨 반은 슬픔. 사랑 눈으로 와서 마음에 뿌리 내리는 것 바라보면 자라고 바라보지 않으면 멈추는 것 속칭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 달콤한 것 아 그러나 세상에서 가.. 詩가 있는 산책길 2019.01.28
장미 장미 - 양상용 세상에 티 하나 없는 무구한 인생은 없어 부딪히고 금이 가다 보면 깨지지 않게 조심하게 되고 그렇게 상처받다 보면 어느새 어여쁜 장미에도 가시가 돋아나지 괜찮아! 네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네가 슬퍼하고 노여워하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거란.. 詩가 있는 산책길 2019.01.03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태주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 詩가 있는 산책길 2019.01.03
첫눈이 내리네 첫눈이 내리네 김길순 이른 새벽, 첫 눈이 내리네. 창문을 열자, 눈의 나라가 펼쳐지네. 요즘 단풍잎이 떨어져 쌓이더니 하얀 눈꽃송이 겨울 풍경을 돕고 있네. 달력 한 장 남겨둔 해의 끝자락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앙금처럼 남네. 흰 눈으로 조용히 지난날 덮고 다가오는 여명을 기다리려.. 詩가 있는 산책길 2018.12.18
유채꽃 여인숙 유채꽃 여인숙 이수미 유채꽃이 만발한 봄날 빨래골에 사는 새댁들이 서울역 앞에서 출발하는 지리산 당일 코스 묻지마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짝을 정해서 노래하고 게임도 하는 사이 어느덧 지리산에 도착해 산채 비빔밥을 먹고 각자 파트너끼리 자유시간을 주었는데 한 커플이 세 시.. 詩가 있는 산책길 2018.12.18
꿈꾸는 당신 꿈꾸는 당신 . - 마종기 시인 -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 詩가 있는 산책길 2018.12.08